선가귀감(禪家龜鑑)
※ 선가귀감(禪家龜鑑)은 청허당(淸虛堂) 휴정(休靜)스님이 지은 책으로서
말 그대로 선가에서 거울로 삼을 수 있는 지침서이다.
한 물건
여기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없이 밝고 신령하여 일찌기
나지도 않았고 죽지도 않았다.
이름 지을길 없고 모양 그릴 수도 없다.
한 물건이란 무엇인가. 옛 어른은 이렇게 노래했다.
옛 부처 나기 전에 의젓한 둥그러미 석가도 알지 못한다 했는데
어찌 가섭이 전하랴.
이것이 한 물건의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이름지을 길도
모양 그릴 수도 없는 연유다.
육조(六祖)스님이 대중에게 물었다.
'내게 한 물건이 있는데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다.
너희들은 알겠느냐?'
신회(神會)선사가 곧 대답하기를 '모든 부처님의 근본이요
신회의 불성입니다'하였으니, 이것이 육조의 서자(庶子)가 된 연유다.
회양(懷讓)선사가 숭산(崇山)으로부터와서 뵙자 육조스님이 묻기를
무슨 물건이 이러헤 왔는고? 할 때에
회양은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매다가 팔년만에야 깨치고 나서 말하기를
'가령 한 물건이라 하여도 맞지 않습니다 '하였으니, 이것이 육조의
맏 아들이 된 연유다.
부처님과 조사(祖師)가 세상에 출현 하심은 마치 바람도 없는데 물결을
일으킨 격이다.
세상에 출현한다는 것은 대비심(大悲心)으로 근본을 삼아
중생을 건지는것을 말한다.
그러나 한 물건으로써 따진다면, 사람마다 본래 면목이 저절로 갖추어
졌는데 어찌 남이 연지 찍고 분발라 주기를 기다릴 것인가.
그러므로 부처님이 중생을 건진다는 것도 공연한 짓인 것이다.
억지로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 마음이라 부처라 혹은 중생이라 하지만,
이름에 얽매여 분별을 낼 것이 아니다.
다 그대로 옳은 것이다. 한 생각이라도 움직이면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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