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 2
이슬이가 좀 많이 어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대략 20여년 전 일어난 이야기 같군요….
천안시 바로 위에
성환에 살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그 어느 날
모친 심부름 핑계로…
사실은 도서대여점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 날이 공교롭게도…
성환 5일장이었습니다…
그 앞을 지나다 우연히…
누군가 계속 쳐다보는 느낌에…
강아지를 장터에 팔려고 나온 곳이 있더군요….
거의 대부분의 강아지가
한 덩어리가 되어 자고 있었는데..
단 한마리의 하얀 강아지가…
이슬이를 계속 쳐다 보고 있더군요…..
무심코 지나가 대여점에 책을 빌려오고…..
다시 그 앞을 지나는데…
또 그 하얀 강아지가 계속 쳐다보더군요…
유난히도 슬픈 눈빛처럼 느껴지더군요….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강아지 주인할아버지께 여쭈어….
주머니를 톨톨 털어서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이슬이 여러 번 강아지를 키웠는데….
크고 작은 거 할 것 없이…
뭉치 1 (여기엔 깊은 사연이 숨어있습니다….언젠가는…이야기할 날이….)
이 친구가 제 곁을 떠난 뒤….
개를 키우기가…..
그래서 예전 생각이 나
뭉치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답니다….
털뭉치 하얀뭉치…뭐 그런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데리고 오던 날부터…
예사롭지가 않더군요…
대소변을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대소변을 가려 보더군요…
이 뭉치란 친구가
이슬이 곁을 떠날때까지…
한 번도 이 뭉치가 대소변을 본 자리를 못찾았어요…..
항상 밖으로 나가
대소변을 보고 들어오더군요…
기껏해야 태어난 지 한 두어 달이나 되었음직한..
작고 귀여운 하얀 개 였답니다.
이슬이가 개를 키워 본 중에….
이 뭉치는 정말 손이 하나도 안가더군요…
뭘 물어뜯지도 않고…
혼자 놔두면 조용히 한 구석에 앉아서…
바라만 보고 있더군요….
그러다 뭉치야….
부르면 쏜살같이 뛰어와…..
온갖…재롱을 피우고…
이슬이가 걸어가면
꼭 뒤에서 따라오더군요…
앞 서 가지도 않고요…
정말 신통방통한 뭉치였어요..
그렇게 서너달이나 같이 지냈을라나?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설사를 하더군요….
동물병원에 데려갔지요…
장염이라 하더군요…
그렇게 병원에 일주일을…
결국 병원에서도 데려가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집에 데리고 와
한 일 주일이나….살았으려나요?
그렇게 마지막날까지….
꼭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대소변을 나가서 보고 들어오더군요…
희한한 것은
처음 대소변을 본 곳에서부터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멀리가서 대소변을 보고 오더군요…
그렇게 이슬이 곁을 떠날 때까지….
정말…강아지 같지 않은…강아지
뭉치…..
뭉치야…참으로 보고 싶구나….
그런 뭉치…
그런 강아지…
정말….이런 강아지가 다 있다니….
그렇게 뭉치가 떠나고 난 뒤….
한참을….눈에 선하더군요….
우리 뭉치….지금은 하늘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그 때 추억을 떠 올리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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