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시>
지나간 세상의 일을 잊지 아니하고
꿈 가운데 부처님이 수기하여 주셨도다.
남원 지리산 교룡산성 덕밀암에 출가하니
그 부처님이 꿈에 친견한 부처님이로다.
<견도송>
오온산 가운데에서 불성인 소를 찾는 나그네가
텅빈 집에 홀로 앉았는데 달이 훤하게 비추는도다.
모나고 둥글고 길고 짧은 이것이 누구의 도이랴
일단의 이 불꽃이 대천 번뇌를 불태우는 도다.
<수도송>
먹구름을 물리치고 망상의 안개 덫을 놓아 문수를 찾아
비로소 문수인 진실 본성에 이르르니 확연히 공이로다.
물질의 총칭인 색색과 공공인 다시 공으로 돌아가니
실체가 없는 공공과 색색이 거듭 대함이 없도다.
<무학도송>
가야산이라 값있는 이름은 고청구이기 때문이라.
마음 밝은 도사 등의 왕래하심이 그 얼마 이더뇨.
우뚝우뚝 솟은 기암은 비늘처럼 포개어져 높고
빽빽하고 촘촘한 잣나무 서로 어우러 푸르도다.
<오도송>
금오산 천년의 달이요
낙동강 만리의 파도로다.
고기잡이 배는 어느 곳으로 갔는고
옛과 같이 갈대꽃에서 자도다.
<열반송>
생명물심 현상으로 제 행이 무상이고
색과 심의 차별법인 만법이 구족이로다.
박꽃이 울타리를 뚫고 나가니
삼밭위에 한가로이 누웠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