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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문화 수입을 위한 두 가지 관점

이슬 (새벽이슬, 이슬의꿈,이슬과길) 2011. 3. 30. 18:21

  문화 수입을 위한 두 가지 관점

  삼국시대는 사상적으로 제사장적인 전통과 지식인적인 요소를
공존,통합시킨 시대이면서 분열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시대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삼국 각 나라는 좀더 유리한 입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문화적 역량을
축적하는 데도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래서 삼국 각 나라는 천여 년간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중국의 사고체계를 받아들였으며, 기마종족적
사고체계와는 상당한 이질감이 있던 불교까지 받아들여 활용하려 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유교나 불교 및 도교 등을 도입한 사실에 대해서
사대주의적 해석을 내놓는다. 즉 중국이나 인도의 높은 문명이 비로소 도입될
정도로 삼국시대의 문화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였으며, 문화적 주체성도
허약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들은 삼국시대 이전의 겨레 문화가 주로
샤머니즘이나 애니미즘 등 원시적인 신앙체계였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의 뒤편에는 편견으로 무장한 사회이론이 자리잡고 있다. 그것은
바로 문화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는 일면적인 논리로서, 높은 문화가
낮은 문화를 흡수하기도 한다는 측면을 무시하고 있다. 물론 삼국시대의 문화
도입이 이 가운데 어느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문화가 흘러들어온 듯한
측면도 있고, 삼국이 중국 문화를 흡수한 듯한 측면도 있는 탓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기마종족의 정치,군사적 실력이나
문화적 발전도가 결코 중국 한족보다 낮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두 개 이상의 문화가 만날 때 그들 문화는 서로 닮아가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오로지 한 측면만이 역사에 부각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경멸감
때문이다. 이런 자기 경멸감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점차 역사적
편견으로 굳어져간 것이다.
  첫째 요인은 삼국 이전의 우리 문화를 파헤치는 작업이 예로부터 오늘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 시대를 제대로 연구한
기록을 보지 못했다. 삼국 이전의 시대에 관심을 기울인 작업들도 영토
문제에만 집착하기 일쑤였다. 그런 것은 심리적 위안감이나 민족패권주의만
부추길 뿐, 겨레의 진정한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요인은 중국 한족의 농간과 거기에 빌붙은 눈먼 사대주의자들의
어리석음이라고 할 수 있다. 삼국시대 중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사대주의자들은 자신의 전통을 무시했을 뿐 아니라(비록 일시적 필요성
때문이라 할지라도) 정치적 강자이니 중국 한족과 결탁함으로써, 자신의
겨레를 오랑캐라는 작은 울타리에 가두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더 더욱 중요한 점은 삼국시대가 고조선 이후의 분열기였다는 데
있다. 당시 중국 한족은 오랜 분열 끝에 통일을 이루었고 기마종족은 거꾸로
연맹이 해체되어 분열됨으로써, 동아시아의 현실적인 강자가 뒤바뀌게 되었던
것이다. 더구나 분열된 뒤 재통합을 추구하던 삼국은 치열한 내부경쟁을
벌여야만 했고, 이 과정에서 각각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들은 나름대로 현실적
강자와 결탁해야만 했다. 사대주의는 바로 이 과정에서 생겨났다.
  그런데 분열의 시대는 길었다. 무려 7백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분열은
끝나지 않았다. 즉 사대주의의 처음은 정치적 임시방편이었으나 결국 너무나도
오랜 분열이 계속됨에 따라 그 임시방편이 결국 자신을 작게 만드는 굴레로
뒤바뀌게 된 것이다.
  바로 그 과정에서 문화적 주체성이 상실되거나 변질되었다. 요컨대
삼국시대라고 하는 오랜 안정적인 분열기가 결국 작은 겨레를 만든 주요한
요인이 된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삼국시대라는 긴 분열기에서 분열과 통합의 시간적
함수관계를 읽어냄으로써, 민족분단의 장기화라는 우리 겨레의 현실적 처지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세월의 흐름이 빠른 것을 고려한다면, 700
년과 50 년 가운데 어느 것이 길다고 누가 감히 장담할 수 있겠는가. 분열의
끝이 빠를수록 역사적 상처는 적다. 분열의 일차적 끝은 한반도의
통합이겠지만, 그 다음에도 통합의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삼국시대 이후
잃어버린 '동아시아 기마종족의 대통합'이라는 과제를 '동아시아 지역공동체'로
부활시켜낼 현실적 가능성이 이런 각도에서 충분히 타진되어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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